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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학개론] 무너지지 않는 나만의 모래성 만들기

여덟 번째 취미, '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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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은 기자
기사입력 2021-06-24

▲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 만들기(사진=기요미요도예)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흙장난을 해본 이들은 흙을 만지고, 주무르고, 떨어뜨리는 즐거움을 잘 안다. 하지만 요즘에는 위생적인 이유로 아이들이 흙장난을 한다고 해도 말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즐거움을 무엇을 통해 메울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도예에 있다. 

 


무너지지 않는 나만의 모래성 만들기


 

어릴 때 놀이터에서, 혹은 해변에서 모래성을 쌓아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감정에 공감할 것이다. 바로 모래로 무언가를 만드는 즐거움이다. 어떤 장난감이 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흙장난은 재미있다. 게다가 이 흙으로 모양을 만들어냈다면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래나 흙에 물을 섞어 적당한 찰기를 지니게끔 만들면, 모래성의 높이가 점점 높아진다. 하지만 높이에도 한계가 있으니 어느 정도 높게 만든 뒤에는 성에 장식을 더하는 방법으로 모래성 놀이를 이어간다.

 

모래성을 쌓으면서 느끼는 또 다른 하나의 감정은 바로 허탈감이다. 공들여 만든 모래성이 금세 무너지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허무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제는 모래 놀이를 끝내야 할 때가 와서 내가 부술 때도 있지만, 주로 모래성을 더 잘 만들려는 욕심이 모래성을 무너뜨릴 때가 많다.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형태가 무너진 모래성을 수습하는 방법은 아까처럼 차근차근 쌓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생각해봤을 때, 무너지지 않는 모래성을 가질 수 있다면, 게다가 실생활에서 직접 쓸 수 있다면, 완벽한 취미생활이 되지 않을까? 모래성 쌓기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가장 비슷한 취미인 도예를 통해 즐거움을 느껴보자. 

 

▲ 정서적 안정과 성취감을 주는 도예 클래스(사진=기요미요도예)  © 팝콘뉴스

 


흙을 만지면서 가라앉는 마음, 높아지는 성취감


 

기요미요도자기공방을 운영하는 김선영 강사는 도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편안함'을 꼽는다. 

 

"흙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도예를 하다 보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게다가 도예는 정신적, 신체적 치료를 위해 이루어지기도 할 만큼 어르신이나 장애인에게 있어서도 성취감과 집중력을 높이고, 소근육 사용을 통해 두뇌 자극에도 도움이 됩니다."

 

김선영 강사는 복지관으로 처음 수업을 나갔을 때만 해도 낯선 수업 분위기에 주춤하기도 했지만, 모든 수강생이 그렇듯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이 흙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갈수록 수업은 더욱 활기를 띠어갔다. 

 

"제 동생이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는데도, 복지관에서도 이런 도예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어요. 그런데 복지관에서 수업하다 보니, 반드시 복지관에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겠더라고요."

 

특히 고정관념을 벗어난 다채로운 작품이 탄생해 만드는 수강생들도, 가르치는 강사도 더욱 신이 난다. 평범한 동그란 모양보다는 물결무늬가 있는 각이 진 접시가 만들어지고,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 접시에는 과감하게 눈송이가 붙는다. 그러니 정말 어디에도 없는 접시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접시는 어떤 접시보다도 소중한 애착 접시가 된다. 다른 접시에 먹는 것보다 이 접시에 먹으면 괜히 음식도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만 난도가 낮아도 주의할 점은 있다. 우선 가마로 접시를 굽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혼자서는 쉽사리 도예에 도전하기 어렵고, 그릇이 필요한 날로부터 꽤 오래전에 접시를 만들어야 한다.

 

도예를 시작해서는 TV에서 보듯 물을 많이 넣어 그릇을 만들면 안 된다. 물을 너무 많이 쓰면 갈라짐이 심해지거나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한 각각 다른 면을 붙여야 할때는 양쪽에 흠집을 내서 두 면이 끈끈하게 붙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잘못하면 굽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다. 

 

▲ 완성된 도예 작품들(사진=기요미요도예)  © 팝콘뉴스

 


나에게, 지구에게 힘이 되는 취미활동 


 

도예는 원하는 대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 아주 쉽게는 만들어진 접시에 무늬만 넣을 수도 있고, 흙가래를 길게 밀어서 쌓아 올리는 코일링 기법도 난도가 낮은 편이다. 손으로 빚어서 만드는 핀칭 기법이나 석고틀에 흙물을 부어 찍어내는 드레인 캐스팅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도예 기법 중 난도가 있는 편에 속하는 방식이 흔히 '도예'하면 떠올리는 물레성형이다. 웬만한 감각이 아니고서는 하루 만에 기본 익히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러니 초보자라면 물레성형을 제외한 다른 방법으로 도예에 첫발을 내딛어보자. 

 

또한 어떤 그릇을 만드느냐에 따라서도 그 난이도 달라진다. 높이가 높고 좁은 화병보다는 높이가 낮고 넓은 접시를 만들기가 더 쉽고, 장식을 덧댈수록 어려워진다. 초심자는 접시부터 만들기 시작해 자신감이 붙을수록 복잡한 모양이 더해진 그릇을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취미생활에서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지속 가능한 취미생활이 인기다. 그저 취미로 하는 일에 수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진다면, 그다지 즐거운 취미로 자리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 도예는 자연 친화적인 재료인 흙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이슈에 대해서 어떤 취미생활보다도 자유롭다. 게다가 도예를 통해 만든 작품은 깨지지 않는 이상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예는 과정도, 결과물 역시도 모두 환경을 지키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음식이나 포장 음식이 많아지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15.4%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용기내 챌린지'가 인기다. 이때 이왕이면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직접 만든 도자기를 활용해보자. 비록 조금 번거롭고, 무겁더라도 지구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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