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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학개론] 내 손바닥 위 작은 정원

세 번째 취미, '테라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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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은 기자
기사입력 2021-05-20

▲ 작은 정원 테라리움(사진=HANNY BLOSSOM)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숲으로도, 들판으로도 떠날 수 없는 요즘, 집 안에서 싱그러운 초록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테라리움으로 유리병 안에 작은 정원을 꾸미는 것. 화분보다 더 특별하고, 더 간편하게 테라리움을 탁상 위에 올려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유리온실을 둔 듯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질 것이다. 

 


나만의 작은 정원으로 놀러오세요


 

테라리움은 흙(terra)과 작은 용기(arium)의 합성어로, 병 속의 화원으로 불린다. 작은 유리병 안에 작은 식물을 재배하다 보니, 일반적인 화분보다 키우기 쉽고, 자신이 직접 디자인을 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취미로 테라리움을 즐기곤 한다. 

 

테라리움으로 작은 나만의 정원을 꾸며볼 수 있다. 유리병 안에서는 계절적인 영향도, 지리적인 제한도 없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바닷가에 정원을 만들고 싶다면, 푸른색 모래를 차곡차곡 쌓아 잔잔한 바다를 만들고, 그 앞으로는 야자수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육식물을 심어보자. 곳곳에 조개껍질을 두고, 해변에 웨이크보드까지 둔다면 금상첨화다.

 

또는 바라만 봐도 시원한 눈 오는 겨울 풍경을 유리병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눈이 가득 내린 정원처럼 하얀색 모래로 유리병을 가득 채우고, 따뜻한 솜털을 가졌거나 침엽수를 닮은 다육식물을 골라 심는다. 그래도 겨울 느낌이 부족하다면, 산타할아버지나 털모자를 쓴 눈사람 피규어를 무심한 듯 정원에 놓아두는 것도 좋다. 벌써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이 자라날 것이다. 

 

기억 속 풍경이 담긴 테라리움을 선물해 누군가에게 건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갔던 여행지나 기차역을 배경으로 하면, 테라리움을 볼 때마다 그때의 추억에 빠져들 수도 있다. 무미건조한 실내 분위기를 확 바꿔주는 분위기 메이커로 식물이 재조명받고 있는 요즘에는 더 의미 깊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어르신들은 물론, 장애인,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테라리움을 가르쳐온 한여울 플로리스트는 테라리움에 관해 '작품 완성 후 만족도가 유독 높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주변에서 꽃과 나무 등 식물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식물을 심어보는 경험은 흔치 않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직접 정원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 쉽게 배울 수 있는 테라리움(사진=HANNY BLOSSOM)  © 팝콘뉴스

 


자연 친화적 작업으로 알게 되는 평온함


 

테라리움을 만들어본 적도, 키워본 적도 없는 초보 정원가에게도 테라리움은 부담 없는 난이도인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거나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일도 없으며 눈에 띌 정도의 디자인 감각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테라리움을 만들기 위해서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원하는 색 모래를 집어 원하는 양만큼 뿌리기도 하고, 식물을 원하는 위치에 놓기 위해 이리저리 유리병을 돌려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과정은 특히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에게는 손가락을 이용한 소근육 발달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또한, 생명을 다루는 과정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테라리움 만들기는 좋은 취미로 꼽힐 수 있다. 

 

한여울 플로리스트는 어르신들에게는 식물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에게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수업을 진행하곤 한다. 

 

"어르신들에게 있어 테라리움은 조금 낯설 수 있지만, 다육식물은 굉장히 친숙하게 느끼시는데요. 주변에서 혹은 스스로 다육식물을 많이 키우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업을 할 때 낯선 다육식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그 이름을 물어보시기도 하고, 자신이 키우던 다육식물에 관해 이야기하시기도 하죠. 반면 아이들의 경우에는 식물보다는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는 피규어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꿈꾸던 정원의 모습을 그려보자면서 테라리움을 꾸미게끔 하는 편입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테라리움이 조금씩 완성돼 갈수록, 자신이 만든 테라리움에 눈을 떼지 못하며 집중하게 된다. 내가 만든 작품이 완성돼 눈으로 보인다는 것, 그리고 몇년이고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테라리움의 가장 큰 장점이다. 

 

▲ 테라리움 작업 과정(사진=HANNY BLOSSOM)  © 팝콘뉴스

 


내 곁의 테라리움으로 떠나는 초록빛 산책


 

물론 이렇게 테라리움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첫 번째로는 테라리움에 사용되는 유리화기에는 물구멍이 따로 없어서 물구멍이 없이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그렇기에 줄기나 잎에 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물이 적어도 작은 수분을 빨아들일 수 있는 다육식물을 주로 이용한다. 

 

두 번째로는 선인장이나 알로에 등 가시가 있거나 표면이 날카로운 식물을 유리화기 안에 넣어야 할 때는 반드시 손이 아닌 핀셋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이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테라리움을 꾸밀 때 더 정교한 작품을 위해서는 위치를 미묘하게 이동시키거나 피규어를 놓는 등 핀셋을 활용해 자리를 잡는 과정이 필요할 때가 많으니 처음부터 핀셋을 이용해 작업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테라리움을 만들며 식물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안정된다. 푸른색을 보면 눈이 편해지듯이, 식물의 푸릇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돕기 때문이다. 숲으로, 들판으로 나가지 않을 때도 늘 내 곁에 나만의 작은 정원으로 남아있는 테라리움으로 산책을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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