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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②]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친절하고 편안한 '고요한 택시'

손끝과 손끝으로 오가는 '훈훈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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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슬기 기자
기사입력 2021-04-16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기자는 업무와 관련해 택시를 자주 이용했던 때가 있었는데, 택시와 관련해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카드를 내밀자 "현금 없어요 현금?"하며 차 안에서 한참 동안이나 실랑이를 벌이며 현금 결제를 요구하던 기사, 여자들이 밖에 나와서 일을 하니까 출산률(출생률)이 떨어진다던 기사 등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었다.

 

타인과의 소통을 좋아하는 편이건만 몇 번의 사건을 겪고 나서 택시를 탈 때면 불필요한 대화를 피하기 위해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날이 늘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말문을 닫기보단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고 싶은 택시를 타게 됐다. 코액터스에서 운영하는 '고요한 택시'다.

 


세상 편안한 택시, 고요한 택시


▲ 고요한 택시 내부(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취재를 위해 고요한 택시 이용을 마음먹고 강남역에서 코액터스까지 출발하는 경로로 택시 이용을 예약했다. 

 

타 택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출발지에 기사가 도착할 경우 전화를 통해 승객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다. 그렇다면 청각장애인 기사는 승객에게 어떤 식으로 연락할까? 아무래도 전화는 어려울 것 같은데, 생각하던 찰나 짧은 진동이 울렸다. 고요한 택시 M 앱 메시지였다.

 

고요한 택시 M은 전화 대신 문자 메시지 기능을 지원한다. 청각장애인 기사와 승객이 소통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을 선택해 서비스 이용을 더욱 편히 돕는다.

 

전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맞춰 점심쯤부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광은 드라이버와 함께 서로 가벼운 눈인사와 목례를 주고받은 뒤 자동차 바퀴가 도로 위를 매끄럽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오후 두시 강남 도로는 차량들로 빽빽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구 밀집도를 자랑하는 서울, 그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강남의 도로 위를 익숙하게 운전하는 기사님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탑승 후 차 안에서 기사님과의 대화는 조수석에 달린 패드를 통해 나눌 수 있다. 음성인식을 이용할 수도 있고 타이핑으로 문자 메시지를 쓰거나 손끝으로 글자를 써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뷰 장소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패드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박광은 기사님께서 "비도 오는데 수고가 많으십니다"란 말을 건네 온 것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안부 인사였다. 그 이후론 짧은 운행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지만 흔들리는 차 속에서 작은 패드의 글자를 정확히 눌러 원하는 문장을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글자씩 틀리고 모음과 자음이 뒤섞여 마음과는 달리 오타가 계속 반복됐다.

 

차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이따금씩 차 앞 유리를 닦는 와이퍼 소리, 보닛과 차체를 두드리는 빗줄기 소리가 이어졌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수화 통역을 담당하는 윤정하 매니저와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입니다.


▲ 택시를 운행 중인 박광은 기사(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이날 취재를 위해 차량 운행에 동참해 준 박광은 기사는 근무를 시작한 지 이제 막 7개월에 접어든 초보 택시 기사다.

 

보통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는 뒷 차의 경적소리나 차량 경고음을 듣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운전을 잘 못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론 운전에 전혀 아무런 문제나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비장애인에 비해 시각이 더욱 발달해 건청인에 비해 시야가 1.5배 넓고 운전 집중도도 높아 더 안전한 운행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고요한 택시를 처음 접하는 승객들은 택시 차량과는 다른 모습이라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꺼려 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설명했던 편견과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운행을 마치면 편견은 눈 녹듯 사라진다.

 

박광은 기사는 수화를 통해 "'운전을 잘 하시네요', '안전하게 운행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승감이 참 좋다'는 승객들의 인사가 이어질 때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승객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박광은 기사는 작년 겨울의 기억을 꺼냈다.

 

지난해 겨울, 서울에 폭설이 내린 적이 있다. 한 승객의 목적지가 굉장히 멀었는데 눈길에 특별히 더 조심하고 천천히 운행해 안전하게 데려다 드렸는데 기사님 덕분에 오늘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주셨던 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물론 친절한 승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 기사 보호를 위해 운행 종료 후 승객과의 경험을 '좋아요', '싫어요'로 분류해 '싫어요' 평을 받은 승객의 경우는 이후로 해당 택시와 매칭되지 않아 기사를 보호하는 시스템도 있다.

 

아직 직업을 갖지 못한 청각장애인들에게 그는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해 직업들을 구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 일은 힘들다는 인식이 있을텐데 저희 고요한 택시는 급여도 안정적이고 근무환경도 좋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한 번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다"며 독려의 말을 남겼다.

 


코액터스, 청각장애인 위한 뿌리 깊은 나무로


▲ 코액터스의 이준호 운영관리팀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가 모는 '고요한 택시'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회사다. 결성 초기, 사회복지에 초점을 맞춘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창업의 출발선을 끊게 됐다.

 

사업 초창기에는, 택시회사에 고용을 연계해주는 형태로 시작해 작년 8월에 고요한 모빌리티라는 법인으로 출범해 기사를 직접 고용해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10명 내외의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에서 이제 고요한 택시 모빌리티 기사 21명, 고요한 택시 14명으로 총 35명의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가 코액터스 소속으로 근무 중이다. 연차는 이제 막 일주일 된 기사부터 3년차의 기사까지 근속연수는 다양하다.

 

코액터스의 이준호 운영관리팀장은 "현재 택시 기사 모집은 상시 모집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일정은 없지만 앞으로는 기간을 정해 고용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코액터스에서 운영하는 택시 차량에는 모두 에이다스(ADAS)라는 운전보조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공용으로 사용하는 차선이탈 및 전방추돌을 경고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 워치에 적용, 유사 시 진동으로 알림이 가며 필요시 119 신고를 할 수 있다. 오로지 코액터스의 차량에만 적용된 기술로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들을 위한 맞춤 시스템이다.

 

앞으로 코액터스는 B2B와 B2C 영역을 더욱 개발 투자에 나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준호 팀장은 "B2C의 경우 사용자 경험을 반영해 기존 앱 UI를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경유지 기능, 포인트 제도, 택시 정기 구독 서비스 등을 제공코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B2B는 업무용 택시 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선 코액터스 고요한 택시와 연계 협업을 하게 되면 장애인 고용 부담금 감면 효과를 적용받을 수 있다. 사용 금액의 일정 부분을 감액 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으므로 관련 문의는 언제나 환영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사업 도입과 관련해 다수의 기업들과 논의를 거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우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나 프레임을 버리고 스스로를, 타인을 동등한 사람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내가 장애인이라서, 저 사람이 장애인이니까라는 어떤 시혜적 시선이나 태도를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장애인의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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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고요한택시, 코액터스, 청각장애인,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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