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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시민연합, 탈북민 정착 도와 '공동체'로 나아가

통일, 그 이후 맞이할 '전환기'를 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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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슬기 기자
기사입력 2021-04-02

▲ 북한인권시민연합 내부 모습(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1995년 발간된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주적'이라는 표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0년부터 발간된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이라는 표현 대신 북한 정부와 북한군으로 대상을 축소,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에 들어서 북한은 좀 더 복합적인 대상으로 다가온다.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적이면서도 함께 평화통일을 이뤄내기 위해 협력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같은 조상을 둔, 한 뿌리에서 뻗어 나온 형제와 같은 나라다.

 


우리나라 거주 탈북민 총 3만 3,500여 명


 

1997년 탈북민 신변보호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로 넘어온 탈북민은 총 3만 3,500여 명에 달한다.

 

과거,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에게 '탈북'의 동기는 말 그대로 '먹을 것이 없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식량난을 겪다 못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최근의 탈북 이유는 이전과는 180도로 뒤바뀌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교육훈련팀 김덕수 부국장은 "최근 들어 탈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다. 과거와는 달리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 탈북을 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유를 꿈꾸며 탈북한 이들의 사회 적응은 고난의 연속이다. 같은 언어를 공유하나 한국의 문화와 제도, 사회 등 하나부터 열까지 익히고 공부해야 할 사실상 외국과 다름없는 낯선 나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긴 곳이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을 돕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이다.

 

정부는 1994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탈북민에 대한 효율적인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시설을 건립하기로 결정했고, 121억 원의 예산을 들여 1999년 7월 8일, 경기 안성시에 하나원을 설립했다. 이어 2011년 7월 강원도 화천에 제2의 하나원이 개소했다.

 

탈북민들은 하나원에서 3개월 동안 사회 적응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경제, 사회, 민주주의 등과 관련된 교육을 받게 된다.

 


'작은 통일' 이뤄가는 북한인권시민연합


 

▲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발간한 활동 관련 책자, 김덕수 부국장(좌)과 김주희 간사(우)가 설명하는 모습(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하나원 교육을 이수한 뒤에도 여러 방면의 지원이 이뤄지지만 남북 분단으로 70년간 벌어진 양 국의 간극을 메우기에는 시간은 아무리 많아도 모자라다.

 

때문에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하나원 교육을 이수하고 퇴소한 탈북민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통일 후 맞이할 '전환기' 때 남북 주민 간 통합을 중재할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실시 중이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며 밖으로는 북한 내 인권 실태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996년, 국제엠네스티 한국 지부의 전무이사를 지냈던 윤현 이사장을 중심으로 윤우, 김상헌 등 22인이 함께 창립한 '북한 동포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시민연합'에서 출발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최초로 외부에 알리고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을 국내외로 전개하며 북한 인권의 아버지로 불렸던 윤현 이사장의 정신을 이어받은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오늘도 탈북민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남북 대학생 리더연합인 '나너울(나, 너, 우리)'로 남북 대학생들이 참가해 사회 인문,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자유롭게 주제를 선정해 발표하고 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또한 남북한 출신 청소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탈북청소년들이 사회적 취약계층이 아닌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삶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이끌어 나아가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나 2019년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95명의 탈북 청소년들에게 방송국 견학, 요리사 체험, 작가와의 만남 등 총 8회의 직업체험 및 토론 활동을 진행했다.

 

북한인권개선과 북한동포 지원에 대한 교육 및 학술사업 등의 활동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인권 문제와 통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작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국 투어 토크 콘서트 ‘통통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통일에 관심 있는 초중고교, 대학교,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직접 찾아가 소통하며 통일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2019년 한 해 동안 7회의 통통 콘서트가 열렸고 약 900여 명의 사람이 참여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꾸준히 행사를 열고 지원을 이어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탈북민들을 돕기 위한 시민과 기업의 기부금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매년 활동 예산을 편성할 시기가 다가오면 골머리를 앓는 일이 일상다반사.

 

김주희 간사는 "코로나19로 외부 및 단체 활동에 제약이 많아 비대면 혹은 축소 운영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당장이라도 행동에 옮기고 싶은 계획은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에 따른 충분한 예산이 집행돼야 가능한 일이겠지만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서로 다른 생각 나누며 소통하고 배워나가


 

▲ 지난 3월달에 실시된 나너울 비대면 모임 캡쳐 화면(사진=북한인권시민연합).  © 팝콘뉴스

 

남북 대학생 인문 공동체 모임인 나너울은 '나와 타인, 인간에 대한 토론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31일, 나너울 첫 모임을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졌다.

 

나너울에 참가한 북한 대학생 이 씨는 남한에 정착한 이후 북한 관련 활동을 피해왔다. 항상 탈북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 싫었고 한편으론 취업이나 대학 진학에 있어 일종의 '특혜'를 받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정착한 지 5년 정도 지난 지금, 자신의 과거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비겁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여태까지 피해왔던 '국토종주', '경진대회' 등과 같은 대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나너울 공동체 연합에 참여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씨는 "각자가 지닌 생각들을 나누고 그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면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인드를 키우게 되고 싶어서 신청했다"고 밝혔다.

 

남한 대학생 자격으로 나너울에 참가한 윤선민 씨는 "북한에 관한 동아리를 만들어 학술활동을 하다 '학습'의 형태가 아닌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나너울이란 공동체 연합을 알게 돼 함께하게 됐다"며 연합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윤선민 씨는 아직 나너울 연합이 시작 단계지만 북한과 남한에서 모인 친구들이 비대면일지라도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에 참여할 수 있어 뜻깊고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북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며,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수록 정말 많은 입장과 생각이 있음을 깨닫게 됐다는 윤선민 씨. 사회가 모든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남북한 모두 '서로 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김덕수 부국장은 탈북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이 있고, 공동체가 생겨난다. 하지만 그 안에 탈북민들이 안착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을 '타자화'해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개인임을 안다면, 그래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면 진정한 공동체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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