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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재개발 본궤도...구룡·개미마을에도 영향 미칠까?

'수익성+도시재생'으로 돌파..."상황·여건에 맞는 개발 방식 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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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혁 기자
기사입력 2021-03-03

▲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전경(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이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에 재개발 사업 시행 계획 인가를 받았다. 

 

난개발의 결과로 형성된 달동네는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사업성,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수년째 사업 진척이 없는 경우가 많다.

 

민간 주도의 개발은 어렵고, 단순 정비는 주민 생활 여건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다는 평이 있어 최근에는 도시정비와 재개발을 절충하는 방식도 추진력을 얻고 있다. 

 


백사마을, 주민 의견 수렴한 개발형 도시재생


 

노원구는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백사마을(18만 6965㎡) 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사업 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2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라 60여 년 된 노후 저층 주거지가 총 2437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서울 용산, 청계천, 안암동의 강제 철거민이 들어와 마을을 형성한 곳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다가 2008년부터 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발이 논의됐다.

 

이후 백사마을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개발 논의와 무산을 반복했다. 2011년에는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지역 원형을 최대한 살린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용적률 등을 이유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2017년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다시 사업을 맡으면서 재추진됐다. 사업성을 올리기 위해 도시재생과 재개발을 결합한 방식으로 기존 골목길은 보존하고 저층 임대 주택 지역과 총 세대수 2000세대를 맞추기 위해 25층 고층 아파트를 불암산 자락에 배치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SH공사 사장 재임 시절 주도했던 사업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형 도시재생사업과 맞닿아있다.

 

당시에는 고층 건물이 불암산 경관을 해치고 저층 건물이 밀집해 동 간 간격이 좁다는 주민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

 

도시재생에서 개발형 도시재생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백사마을 재개발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뒤 2022년 착공을 거쳐 2025년 준공이 목표다.

 

아파트는 지하 5층~지상 20층 각기 다른 층수로 34개 동 1953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은 59~190㎡로 다양하다. 일반주택은 전용면적 30~85㎡ 규모로 지하 4층~지상 4층의 다세대 주택 136개 동 484가구가 들어선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갈등조정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하고 총 33회에 달하는 회의와 심의를 거쳤다. 현재 백사마을은 전체 597가구 중 394가구(약 66%)가 이주를 완료한 상황이다.

 


구룡마을, 보상 방식부터 공급 방식까지...서울시·강남구·주민 의견 충돌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서울 시내 최대 규모의 무허가 판자촌으로 입지가 좋아 꾸준히 개발 바람이 불었다.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발이 논의됐지만 개발 방식을 두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었다. 강남구는 땅을 모두 수용하고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서울시는 비용을 이유로 토지주에 땅을 제공하는 환지 방식을 포함했다.

 

강남구와 서울시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소송전까지 확대됐다. 이후 도시개발법에 따른 개발계획 수립기한인 2년이 만료되면서 2014년 구역지정이 해제됐다.

 

같은 해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나오면서 재개발 요구가 커지자 서울시는 강남구가 주장했던 수용 방식 개발을 진행하기로 합의해 사업이 재개됐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시가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를 고시했다. 토지보상을 거쳐 본격적인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해당 구역에 약 400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고 1107가구에 이르는 기존 거주민을 위한 임대주택 재입주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발표된 실시계획은 2838가구 주택을 공급하고 이중 임대 1107가구, 분양 1731가구로 한다고 고시됐다.

 

총 공급 주택 수와 임대아파트 비율 등이 다르게 나오자 진실 공방이 제기됐다. 서울시 측은 4000가구 공급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거주민은 임대아파트 입주가 아니라 입주 후 분양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토지주도 보상가액이 주변 시세에 못 미칠 것을 우려하며 반발이 커졌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기획단(TF)이 발족했지만, 여전히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10월에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관련 주민 간담회를 개최해 주민 의견을 듣고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간담회가 이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유귀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은 "지난해 간담회 이후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없었다"라며 "여기는 백사마을하고 상황이 다르다. 범위도 크고 인원도 많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세 가지였다. 5년 임대 후 분양, 완전 분양, 토지조성원가 보상 등이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유귀범 주민자치회장은 "5년 임대 후 분양이나 완전 분양은 사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대출 가능성이 부족해서 대부분 분양받을 수 없다. 결국 분양 전환이 된다고 해도 돈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나와야 한다"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건 비싸게 팔지 말고 조성원가로 달라는 거다. 지난해 12.4 대책 등을 통해서 거주민에 한해서 조성원가로 토지를 공급하라는 국토부 훈령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유 주민자치회장에 따르면 현재 구룡마을은 부지가 무허가 공작물 등으로 등록돼 이주정책으로 인한 토지조성원가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주민자치회는 이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며 승소할 경우 무허가촌으로 이주정책이 진행돼 저렴하게 토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유 주민자치회장은 "우리는 수도관을 직접 묻고 농업용 전기를 끌어다 전신주를 세우고 전기를 공급받았다. 30년 동안 정부는 해준 것 없이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며 그간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에 땅이 없어서 집을 못 짓는다고 하는데 이럴 때 주민과 지자체가 협의해서 좋은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정부에서 마음대로 수용하면 국민은 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개미마을, 낮은 용적률·복잡한 지분 구조로 사업성 개선부터 난관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개미마을(3만 1392㎡)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2007년 민영주택 건설이 추진됐지만, 사업방식이 불분명하고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해 반려됐다.

 

2008년에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됐지만, 지상 4층까지만 건물을 올릴 수 있어 여전히 수익성이 낮아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다. 

 

2010년에는 문화특구로 지정해 보존하기로 했고, 2014년 다시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무산됐다.

 

서대문구는 지난 1월 28일 홍제3동 개미마을 일대 도시재생 및 도시정비사업 추진방안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내면서 다시 재개발 불씨를 피웠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연구용역 검토 이야기를 들었지만 딱히 주민들 반응이 다르진 않다. 이전에도 몇 차례 개발 이야기가 나왔다가 무산돼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에 따르면 개미마을 일대는 이전부터 추진위원회 등에서 개발을 논의했지만 크게 진척된 것은 없다. 

 

복잡한 권리관계도 재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유지분을 통해 면적에 비해 소유자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고,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대문구는 사업성이 낮은 개미마을의 여건상 인근의 정비계획 해제구역인 옛 홍제4구역과 연계해 정비하거나 공공재개발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이전에도 민간 개발이 잘 진행되지 않아 공공재개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LH 등에 자문을 구했다"라며 "예산이 많이 들어가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서 연구 용역을 통해 제3의 길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이외에도 현재 개미마을은 무허가 건물이 많고 토지주는 다른 경우가 많다. 필지도 6필지 정도로 작은데 토지주는 300명이 넘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라며 "이번 용역 과제로 인근 홍제4구역 연계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토지보상 문제 등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토지 보상·이주 여전히 문제...개발형 도시재생사업도 하나의 대안"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저소득층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동네 개발의 기본적인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익숙한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개발을 통해 변하는 마을에 대한 불안도 있다"라며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철거민이 재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사례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만든다"고 달동네 정비사업에 관한 기본적인 어려움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상당 부분 지분 쪼개기도 일어나서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아 진행이 어려웠다. 공공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사업 진척을 내기 어렵다. 일반적인 재건축·재개발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수익성 문제에 관해서도 짚었다.

 

백사마을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관해서는 "개발형 도시재생사업은 그런 점을 보완한 부분이 상당히 있는데 아직은 홍보나 사업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백사마을이 도시재생이나 사업성 측면에서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도 있다. 백사마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향후 남은 달동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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