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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보호 강화"...건강보험·사업장 변경 사유 확대

정부, 외국인노동자 건강보험 최대 50% 지원...사업자 부담 덜기 위해 이행 기간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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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호 기자
기사입력 2021-03-02

▲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주여성노동자가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사망한 사건과 관련, 12월 30일 포천 비닐하우스 숙소 앞에서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사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진상 규명과 근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해 12월 20일 경기도 포천 한 농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노동자 속헹(Nuon Sokkheng)씨가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속헹씨가 발견된 숙소는 농장주가 제공한 숙소로, 비닐하우스 내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가건물이었다.

 

당시 포천 일대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지며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 사고 발생 이틀 전인 18일부터 숙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며, 추위를 견디지 못한 다른 이주 노동자 동료들은 숙소를 벗어나 다른 곳에서 잠을 잤고, 홀로 남은 속헹씨만 변은 당한 것이다.

 

정부는 속헹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농축산어업 분야의 경우, 사업주가 외국인노동자에게 숙소로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을 제공하다 적발되면 고용허가를 불허하는 내용의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지난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노동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관계 부처와 함께 건강보험 적용 확대, 사업장 변경 사유 확대 등 근로 여건 개산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근로 여건 개선책을 2일 내놨다. 

 


입국 뒤 즉시 건강보험 지역 가입 적용...최대 50% 지원


 

우선 외국인 노동자 건강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현재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은 직장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농축산어업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직장 가입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현재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는 입국 뒤 6개월이 지나야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사실상 반년간은 무보험 상태에 방치되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지역가입자의 경우 직장가입자보다 보험료 부담액이 더 크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직장 가입이 미적용되는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입국 뒤 바로 건강보험 지역 가입을 적용하는 한편, 농어촌지역 건강보험료 경감제도 및 농어업인 건강보험료 지원사업을 통해 최대 50%까지 보험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보험료 지원은 농식품부와 해수부에서 국비 예산을 확보해 지원한다.

 


 

외국인노동자 사업장 변경 사유 대폭 확대


 

외국인고용법에 규정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업장 변경 사유 역시 대폭 늘린다.

 

현행법상 외국인노동자는 사용자 근로계약 해지 또는 만료 시 총 5년의 취업 활동 기간 동안 5회까지 사업장을 옮길 수 있다. 

 

다만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노동자 책임이 아닌 경우에는 5회 횟수에 제한 없이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외국인노동자 책임이 아닌 사유가 제한적으로 인정되면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어도, 사업장 변경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사업장 변경 횟수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 사유를 추가한 것이다.

 

추가된 사유는 숙소 용도로 적합하지 않은 불법 가설건축물을 제공하는 경우나 농한기 및 금어기에 사업주가 권고 퇴사한 경우와 함께 사용자의 산업 안전법 위반으로 사업장에 중대 재해가 발생하거나 외국인노동자가 석 달 이상 휴업이 필요한 신체적·정신적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경우이다.

 

또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출국만기보험이나 임금체불보증보험 등 외국인노동자 전용보험을 포함해 사회보험 미가입 시에도 외국인노동자는 제한 횟수에 상관없이 사업장을 옮길 수 있게 된다.

 

또 사용자 외에 직장동료나 사업주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본 경우 '긴급 사업장 변경'으로 지정해 사업장을 옮기는 횟수에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외국인노동자 주거환경 개선 이행 기간 부여


 

 

농어촌 등지에서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를 위한 개선책도 함께 마련됐다. 숙소 개선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불필요한 부작용을 방지한다는 차원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시행한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 등 불법 가설건축물에 대한 고용허가 불허에 대해 기존 계약 기간 연장에 해당하는 재고용 허가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숙소 개선 계획과 외국인노동자의 기존 숙소 이용 및 재고용동의서를 전제로 3월 2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6개월간의 이행 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 숙소신축 등 기간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 1년 범위에서 이행 기간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는 고용허가 불허조치 이후 농어가 및 관련 단체 그리고 국회 등으로부터 외국인 노동자 숙소 개선을 위한 준비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사업주가 재고용 허가를 받지 못하면 3년간 취업 활동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쫓겨나야 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노길준 국제협력관은 이같은 개선안에 대해 "외국인노동자는 우리 산업 현장과 농어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인력이자 같은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라며, "이번 대책을 관계부처와 함께 충실히 이행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폭행이나 임금체불 등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숙소를 제공받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근로 여건과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행 기간 내에 숙소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고용 허가를 취소하고,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에게는 사업장 변경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2018년 말 기준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농업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2만 3천 명 수준으로 고용노동부는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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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고용노동부, 근로개선, 농촌, 어촌, 비닐하우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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