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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과 합의 사이'...국내 완성차 노조 '엇갈린' 행보

전년도 매출 이익 따질 상황 아냐 vs 매출은 조합원 노력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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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정 기자
기사입력 2020-11-23

▲ 지난 9월 임금 협상을 앞두고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가 결의대회를 열었다(사진=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홈페이지)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파업'이라는 파고 앞에 흔들리고 있다. 특히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 2분기, 3분기 실적에서 모두 예상보다 웃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현대차는 무분규 협상, 기아차는 파업으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차 노조는 추석 전인 지난 9월 21일 10차에 걸친 사측과의 협상 끝에 파업없이 합의에 이르렀다. 노조는 11년만의 임금동결을, 사측은 총 고용 및 휴업 시 통상임금 100% 등을 내어줬다.

 

현대차는 지난 2,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선전을 드러낸 바 있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21조 8,590억 원, 영업이익은 5,903억 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3분기는 세타2 엔진 리콜 연쇄에 따른 품질비용 약 2조 3천억 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2010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전환했으나, 품질충당금 규모를 고려할 때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단순히 전년도 매출 이익만으로 총 파업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쟁취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합의의 이유를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9월 소식지를 통해 "협력업체는 물론,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줄도산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4차 산업에 따른 물량 변화에도 총 고용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선언문을 담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역시 2,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형제기업' 기아차는 그러나 다른 노선을 취하고 나섰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1조 3,688억 원, 영업이익 1,4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72.8% 감소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부침을 고려했을 때 예상치를 웃돈다는 평가를 들은 바 있다.

 

3분기 역시 엔진 리콜 연쇄에 따른 품질비용 약 1조 3천억 원을 제외한다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9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했으나, 매출액은 16조 3,2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했다.

 

이에 기아차 노조는 '임금 향상'을 통해 노력의 대가를 지불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는 지난 20일 양재동 기아차 본사 앞에서 임금 단체협약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며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하루 4시간씩 단축 근무를 통한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기아차는 올해 사측과 열세 번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최종태 기아차 노조 지부장은 "2019년도에 충분한 경영성과가 나왔고, 연초 코로나19 때문에 적자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흑자가 났다"며 "(이는)조합원들의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라며 요구 관철 의지를 밝혔다.

 

열세 번째 교섭을 통해 사측은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우리사주 지급 등 현대차 노사가 합의에 이른 협상안과 비슷한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거부하면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아차 노조의 요구안에는 기본급 인상, 고용안정 방안, 정년연장, 잔업 30분 임금 보전 등이 담겨있다.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판매실적이 32.4% 증가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한국GM 역시 노조가 지난달 30일부터 부분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진행하고 있다.

 

GM본사의 부평공장 투자 보류에 따른 한국 공장 '철수설' 이후인 지난 20일에는 오는 25일까지 부분파업을 연장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파업 연쇄'가 기업과 노조에게 모두 부정적인 결과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기아차는 주 생산 차량이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전기차 핵심 부품을 노조가 담당하겠다고 나서 합의 차원에서 어그러지고 있다"며 "기아차에서 현재 카니발 등 신차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타고 판매율을 높여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모두에게 불이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GM의 경우 노조 파업이 "울고 싶은 사람 뺨 때리기" 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GM은 이미 3년 전부터 (한국 철수를)마음 속에 품고 있는데 폐쇄시키기 좋게끔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는 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르노삼성과 쌍용차 역시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이번해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최초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0년 이후 11년 연속으로 무분규 협상을 달성한 바 있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연속 적자와 이로 인한 최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의 발 빼기 등 다난한 상황으로 빠른 노사 합의가 가능했다고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쌍용차는 당시 임단협을 통해 비핵심자산 매각, 복지 중단, 전직원 임금 및 상여금 반납 등의 강도높은 허리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8% 감소한 르노삼성은 '파업' 카드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여섯 차례 본교섭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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