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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사업 장려할 땐 언제고"...앞뒤 안 맞는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

"임대 주택 제공하면 혜택 부여" → "과도한 과세 특혜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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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혁 기자
기사입력 2021-02-23

▲ 2018년 임대사업자 등록 서류 작성하는 서울 서초구청 민원실 풍경(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 현 정부가 들어서고 25회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있었다. 집값을 잡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정책이 안착하기도 전에 상반된 정책을 내놓는 일이 반복되자 시장 혼란을 가중했다.

 

특히 공공 임대로는 부족한 공급을 채우기 위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임대사업자 등록 시 혜택을 부여하던 정부는 집값이 상승하고 투자가 몰리자 투기 세력을 적발하는 대신 임대사업 자체를 억제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 세재 관리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반발을 샀다.

 


"집주인과 세입자 상생"...임대주택 등록 권유하던 정부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그해 12월 13일 서민들의 주택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2017.11.29)을 통해 무주택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적임대주택 85만호 공급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사적 전·월세주택 세입자(임차 가구의 70%)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실상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는 등록 민간임대주택 확충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적임대주택은 추가확대에 제약이 있다고 판단해, 집주인과 세입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등록 민간임대주택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정부는 지방세, 임대소득세 감면 확대, 양도세 중과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부세 감면기준 개선,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등의 혜택을 지원했다. 

 

집주인은 자발적인 임대등록을 통해 세금, 건보료 혜택을 받고, 세입자는 임대료 급등 없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어 정부는 향후 추진계획으로 2018년 ▲전세금 반환보증 활성화 ▲임대차 정보 인프라 구축 ▲양도세 중과 배재 및 종부세 합산배제 등록기준 조정 ▲임차인 보고 강화를 위한 주임법령 개정을 예고했다.

 

2019년에는 임대소득 과세 및 건보료 부과 정상화, 혜택 강화 등을 거쳐 2020년은 임대등록 의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세입자에게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집주인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9개월 만에 정책 뒤집은 정부 


 

이처럼 민간 임대사업을 유도하던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자 9개월 만에 정반대 정책을 쏟아냈다.

 

임대사업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제공했던 혜택이 절세 수단·투기로 악용된다고 판단했으며,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보고 대출, 세금 규제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도 거둬들였다.

 

2018년 9.13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로 취득한 주택은 임대사업 등록을 해도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됐다.

 

8년 이상 장기임대 등록 주택은 금액에 따라 종부세 합산 배제였는데 9.13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신규 취득 주택은 금액과 상관없이 합산과세하도록 했다. 

 

이전까지 임대사업자에게 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나오던 대출은 투기과열지구에서 40%까지 줄어들었다. 9억 원 초과 주택은 원칙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며, 기존 대출을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투기지역에 주택취득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없다.

 

정부의 정책을 믿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마치거나 새롭게 임대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갑자기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2020년 6.17 대책에 이르러 정부는 주택 매매·임대업을 영위하는 개인, 법인사업자에 대한 주택대출을 금지했고, 7.10 대책에서는 아예 단기임대(4년) 및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8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폐지되는 단기 및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로 등록한 기존 주택은 임대의무기간이 지나면 자동 등록 말소되며 신규 등록 및 장기임대 유형 전환이 불가하도록 조치했다.

 

▲ 서울 주택 단지 풍경(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임대 주택 공급하려던 최초 취지와 맞지 않는 규제 바뀌어야


 

2017년 12월부터 2020년 7월까지 3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등록 임대사업자는 민간 주택 공급을 하는 상생의 대상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2일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합산 배제 조항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합산 배제를 할 때 사업자 등록 당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후 주택 가격이 올라도 과도한 합산 배제 혜택을 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지만, 등록 임대사업자는 임대 게시일이나 최초 합산배제 신고 연도의 과세기준일 기준으로 공시가격이 6억 원 이하면 종부세를 내지 않았다.

 

이러한 맹점을 이용해 각종 세제 혜택은 취하고 공적 의무는 지키지 않은 위반사례가 다수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국토부는 지난해 9월~12월 진행된 등록 임대사업자 공적 의무 위반 함동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공적의무 위반 사례는 총 3692건이다.

 

장기임대 유형으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은 뒤 임대의무 기간을 준수하지 않고 이를 매도해 양도 차익을 남기거나, 임대료 증액 제한을 어긴 사례 등이 적발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법 사례 때문에 임대사업자의 임대 의무는 강화하고 혜택은 없애는 건 임대사업 활성화를 통해 임대 주택을 공급하려던 최초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전 정책과 상반되는 정책을 반복하고 부작용을 땜질하는 식은 정부를 향한 불신만 키운다는 반응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2일 '주택공급 활성화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자료집'을 통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아니라 임대시장에서의 역할에 대한 계량적 평가를 통해 제도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단기 대책이 아닌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장기 정책 중심으로 바뀌어야 정부 정책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반복된 정책으로 임대사업의 부담은 늘고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성창엽 협회장은 "임대사업자가 혜택만 받는다고 국민들이 오해할 소지가 많다. 2018년 9월 이후 등록한 신규 임대주택은 합산 배제를 받을 수 없고, 7.10 대책으로 단기 임대는 폐지돼 강제 말소를 앞두고 있다"라며 "마치 등록 임대사업자가 아무것도 안하고 혜택만 받는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의무사항이 많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도 부과된다. 세금 혜택은 강한 의무를 지키면서 받는 일종의 권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뭇매의 대상이 필요했는지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면서 자가당착에 빠진 것 같다"며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협회에 따르면 임대사업자의 75% 이상은 비아파트로 서민들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영위 중이다. 성 협회장은 "혜택은 줄고 의무는 유지되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더욱 커지면 이 책임이 어디로 전가되겠나. 사업을 포기하게 되거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정부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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