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육보다 부모들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한 시대

▲ 편슬기 기자 ©편슬기 기자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의 마음가짐과 행동, 무의식 중에 튀어나오는 말버릇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투영돼 나타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아차! 하는 순간 어느새 자녀들은 화가 나면 욕을 하고 사탕 막대를 담배 쥐듯 검지 사이에 끼고는 연기를 내뿜는 시늉을 하며 부모의 행동과 말투를 그대로 따라한다.

설령 그 행동에 악의가 없더라도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 가며 부모로부터 주입받은 사고방식과 가치관 등은 타인을 판단하고 등급을 가르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악의’를 띠게 되는 사례를 종종 보게된다.

아이들의 악의가 무서운 것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른다는 점에 있다.

얼마 전 한 누리꾼이 자신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같은 학급 애들에게 ‘기생수’라 놀림 받았던 적이 있다며 익명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게재했다.

괴물이 등장하는 ‘기생수’라는 제목의 일본 만화가 있어 누리꾼은 단순히 ‘내가 못생겨서’ 욕을 하는 건가 싶었지만 ‘기생수’의 진짜 뜻을 알게 된 후 집에 와서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동급생들이 그를 향해 수군거리던 ‘기생수’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줄임말이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 ‘휴거’라는 줄임말이 있다.

휴거는 ‘휴먼시아 주공아파트 거지’라는 뜻으로 임대 아파트에서 사는 이들을 비하하려고 만든 단어로, 빌라에 사는 거지를 줄여 ‘빌거’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세태가 변화함에 따라 아이들이 돈의 가치를 일찍이 깨달으면서 이르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서로를 부모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으로 나누는 新계급주의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2016년부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진 신조어 ‘휴거’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빈부격차를 기반으로 하는 혐오와 차별 단어가 아이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고 그로 인해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된 다른 아이들이 받은 상처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소득의 격차로 사회적 양극화와 갈등의 골만 더욱 깊게 한다.

일명 ‘휴거 사태’로 인해 LH는 휴먼시아라는 아파트 브랜드명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고, 무려 19년 째 공공 분양 아파트의 대표 브랜드를 새롭게 발표하고 있지만 반응은 썩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일부 입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에서 ‘LH’를 빼 공공 분양 아파트라는 점을 지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그 배경엔 자신의 아이에게 가난한 가정의 아이와는 어울리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부모가 있고, 소득으로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사회적 인식이 저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타인의 경제적인 가난함은 부끄럽고 천한 것으로 여기면서,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성이 가난한 자신은 부끄럽게 여길 줄 모르는 개개인의 인식과 물질만능주의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사회가 변화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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